[공덕역 정신과] [온안] 실험용 쥐 한 마리, 생명의 가격

<하루 마음 한 입> <하루 마음 한 입>

얼마를 내야 실험용 쥐 한 마리를 죽일 수 있나요? 1000원? 10000원? 100000원? 이전에 Science지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실험용 쥐의 목숨을 걸고 사람들의 도덕성을 실험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쥐 생태계와 야생 쥐가 보통 얼마나 살아있는지 같은 정보를 알려주고,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어떻게 살처분되는지 영상을 보여준 뒤 이런 선택지를 줬습니다. 1.10유로를 받아 쥐가 살처분되게 한다. 2. 10유로를 받지 않고 기부하여 그 쥐가 계속 사육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여러분이라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습니까.. 이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의 선택이 단순히 선택지 선택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선택대로 쥐가 죽거나 사육되었다고 한다. 불쌍한 쥐들을 죽이는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사실 실험용 쥐들은 어차피 모두 살처분을 해야 하는데, 이 연구비를 활용해서 선택된 쥐들 중 몇 개를 살 수 있게 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 중 쥐가 살처분되고 10유로를 받기로 선택한 사람은 약 45.9%였습니다.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돈을 포기하고 쥐의 생명을 구했지만, 그와 비슷한 수의 다른 사람들은 쥐의 생명보다는 약 13,000원 정도의 돈을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흥미로운 점은 그 다음이군요… 연구진은 이번에는 참가자를 둘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한 그룹은 10유로를 받았고, 쥐의 생명을 파는 판매자의 한 그룹은 10유로의 권리를 주고 쥐의 생명을 사는 구매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한 명씩 만나서 거래를 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참가자 개개인의 입장에서 선택지는 이전 실험과 다르지 않습니다. ’10유로를 받고 쥐가 죽느냐’, ’10유로를 포기하고 쥐를 살리느냐’인데 놀랍게도 같은 선택지에 상대방과 ‘매매한다’는 시장 개념을 도입하자 쥐가 죽어도 10유로를 선택하는 사람이 72.2%로 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각각 한 명씩이 아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모인 곳에서 거래하는 ‘시장’을 만들자 쥐의 목숨 대신 10유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약 76%까지 더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둔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정한 가격 10유로에서 점점 쥐의 목숨 값이 떨어져가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여러 사람이 있는 거래 현장에서는 죄책감이 분할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아니어도 어차피 죽을 텐데’ ‘어차피 저 쥐들은 누군가에 의해 죽겠지’라는 생각이 10유로의 유혹에 더 쉽게 속게 만들었을 수 있다는 거죠···사실 사회의 ‘개인’을 들여다보면 남의 고통과 죽음의 철면피처럼 둔감한 사이코패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 걔도 사람은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실험이 옳다면, [시장]이라는 구조 속에서 [군중]은 그 공감과 죄책감에 쉽게 둔감해집니다. 시장에서는 생명, 존중, 인격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실질적이지만 객관적이고 무감각한 ‘금액’으로 환원되기 때문이 아닐까요? 모든 가치를 객관적인 금액으로 환산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나 사회나 시장은 때때로 그것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적어도 내 판단이 어디에 쏠려있는지는 한번쯤 되돌아볼 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라요… 김청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공덕 온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출처: A Falk, N Szech, Morals and markes, Science, 340:707-711 얼마를 내면 실험용 쥐 한 마리를 죽일 수 있나요? 1000원? 10000원? 100000원? 이전에 Science지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실험용 쥐의 목숨을 걸고 사람들의 도덕성을 실험한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쥐 생태계와 야생 쥐가 보통 얼마나 살아있는지 같은 정보를 알려주고, 실험에 사용된 쥐들은 어떻게 살처분되는지 영상을 보여준 뒤 이런 선택지를 줬습니다. 1.10유로를 받아 쥐가 살처분되게 한다. 2. 10유로를 받지 않고 기부하여 그 쥐가 계속 사육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여러분이라면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습니까.. 이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의 선택이 단순히 선택지 선택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실제 그 선택대로 쥐가 죽거나 사육되었다고 한다. 불쌍한 쥐들을 죽이는 비윤리적인 실험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보면 사실 실험용 쥐들은 어차피 모두 살처분을 해야 하는데, 이 연구비를 활용해서 선택된 쥐들 중 몇 개를 살 수 있게 한 실험이기도 합니다… 실험 결과 참가자 중 쥐가 살처분되고 10유로를 받기로 선택한 사람은 약 45.9%였습니다.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돈을 포기하고 쥐의 생명을 구했지만, 그와 비슷한 수의 다른 사람들은 쥐의 생명보다는 약 13,000원 정도의 돈을 더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좀 더 흥미로운 점은 그 다음이군요… 연구진은 이번에는 참가자를 둘로 나누어 보았습니다. 한 그룹은 10유로를 받았고, 쥐의 생명을 파는 판매자의 한 그룹은 10유로의 권리를 주고 쥐의 생명을 사는 구매자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한 명씩 만나서 거래를 하도록 했습니다. 실제 참가자 개개인의 입장에서 선택지는 이전 실험과 다르지 않습니다. ’10유로를 받고 쥐가 죽느냐’, ’10유로를 포기하고 쥐를 살리느냐’인데 놀랍게도 같은 선택지에 상대방과 ‘매매한다’는 시장 개념을 도입하자 쥐가 죽어도 10유로를 선택하는 사람이 72.2%로 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판매자와 구매자를 각각 한 명씩이 아닌 여러 명이 한꺼번에 모인 곳에서 거래하는 ‘시장’을 만들자 쥐의 목숨 대신 10유로를 선택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약 76%까지 더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더 놀랍게도 거래를 하도록 내버려둔 시간이 지날수록 처음에 정한 가격 10유로에서 점점 쥐의 목숨 값이 떨어져가기도 했습니다… 연구진은 “여러 사람이 있는 거래 현장에서는 죄책감이 분할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아니어도 어차피 죽을 텐데’ ‘어차피 저 쥐들은 누군가에 의해 죽겠지’라는 생각이 10유로의 유혹에 더 쉽게 속게 만들었을 수 있다는 거죠···사실 사회의 ‘개인’을 들여다보면 남의 고통과 죽음의 철면피처럼 둔감한 사이코패스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사실 걔도 사람은 착하다’는 말을 자주 하지 않았나요? 그러나 실험이 옳다면, [시장]이라는 구조 속에서 [군중]은 그 공감과 죄책감에 쉽게 둔감해집니다. 시장에서는 생명, 존중, 인격과 같은 무형의 가치가 실질적이지만 객관적이고 무감각한 ‘금액’으로 환원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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